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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h. 불수사도북 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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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티제 2026. 6. 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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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한 불안과 불만으로  금요일 퇴근길에 불쑥 불수사도북종주를 결심했다.
전체 종주 거리의 2/3를  시계방향/반시계방향으로  한 번씩 해본 경험이 있어 경로, 시간, 준비정도를 어느 정도 가늠하고 있었고 야간에 출발하는 긴 종주산행에 대한 경험도 있어 쉽게 결정했다.
집에서 이런저런 산행준비를 하고 잠시 쉬다가 밤 10시에 집을 나서 밤12시에 서울 불암산 입구 백세문 앞에서 스마트워치의 Hiking start 버튼을 눌렀다.
캠프라인 산티아고 등산화, 미스테리랜치 칼리게이트20 배낭, 나이키 트레일 바지, 잠바2벌, 플라스크 500ml물병, 양갱2개, 해드랜턴, 자전거전조등, 오클리 슈트라고글, 고무코팅산업용장갑, 썬크림, 물파스,  가민970, 등산화 각반 1짝, 70% 충전된 삼성폰, 신용카드 1장. . 그리고 체력과 무모한 동기, 좋은 날씨.

1장.  불암산, 수락산.  밤12시- 오전 6시
서울에 천만명이 살아도 이시간에 이산에는 사람인적이 하나도 없다. 어둡고 무서운 밤길을 랜턴불빛에 의지해 걸었다.
멀리 보면 랜턴 그림자가 만들어 내는 형상이 무서워 바로 앞만 보고 걸었다. 하현달은 어디서나 보이게 높게 떠있었고 새벽 4시면  여명이 시작될거였다. 산은 급하지 않고 편안하게 반겨주었다. 다만 시야가 좁아서 인지 1km 정도 경로를 벗어나 다시 되돌아 와야했다.불암산 정상의 야경과 수락산 정상의 여명은 아마 오늘은 나만 본 것일 거다.

2장 : 사패산, 도봉산.  6시-12시.
의정부 회룡역 근처에서 순대국 한 그릇 먹고 아침 산행을 이어 갔다. 회룡사를 거쳐 사패능선까지 계단 같은 오르막이 계속이어진다. 사패능선은 완만하고 평안하다. 빠르게 걷고 느리게 뛰었다.  사패능선 끝에서 부터 도봉산 신선대 까지는 포대능선과 Y계곡을 지나 가야하는데 길이 아니라 벽이라고 생각되며 조금만 삐끗해도 사고다. 우이암 근처 하산길은 경사가 급해  속도가 나지 않는다. 풍광이 좋은 곳이 많으나 눈에 담지는 못했다.

3장.   북한산. (12시 - 18시)
우이동에 도착해서 1인분 점심식사가 가능한 식당을 찾아 헤매다가  우이역까지 내려서 콩국수 한 그릇과  생수, 에너지 음료, 초콜렛바 보급하는데 1시간이 걸렸다. 북한산 정상 백운대 도착해서 마지막 에너지음료 마시고, 북한산성 지나 승가봉에서 마지막 초콜렛바 먹고, 향로봉에서 마지막 물 한방울까지 마신 상태로 족두리봉에 도착했다. 가장 긴 1km를 더 내려와 불광동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6시였다.
18시간,  총거리55km, 누적 획득 고도 4,500m 였다.

하루종일이라고 하는 시간보다 더 긴 시간동안  앞발 내밀 바위, 돌, 흙, 등걸과 계단만 쳐다보고 심박과  남은 거리와 남은 에너지 사이의 관계에서  도착할 수 있는 시간만 생각했다.
그러는 동안 지친 몸이 가벼운 존재에 지친 마음을 지워 버렸다. 목표에 도착했고 결과에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