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구름속 북한산 입으로 진달래 씹어가며. 눈물로 바위 훔쳐내며 족두리봉과 향로봉을 거쳐간다. 초례에 한상 거드는 것이 이래 힘이 드는가. 북한산은 초입부터 등산객을 엄하게 다스린다. 진달래에 밀려 겨울눈은 겨울철새와 같이 북쪽으로 떠난줄 알았더니, 길 잃은 눈이 이정표에 매달려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 눈물 멈추게 할 재간 없기에 닦아 주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다. 그런데 북한산성 안 쪽으로 넘어가니 딴 세상이다. 성안에는 백만의 눈들이 봄에 대항하여 기세 좋게 농성을 하고 있다. 대남문을 지나 대동문에 들어서니 눈들도 오합지졸이다. 양지가 조금 이라도 있으며 어쩔 수 없이 녹아 내린다. 이제는 가야하고 다시 힘을 길러 다음 오는 가을을 밀쳐 내고 겨울에 당당히 오기를 바란다.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나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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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1.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