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제단
태백산 천제단 눈두덩이 주먹만큼 울컥해도 눈물 한방울 내보이지 않고 발바닥으로 한움큼 눈 부여잡아 가며 만길을 걸어서 천제단에 오른다. 쪼잔하고 비루한 몸에 솜옷 칭칭 감고 늙은 눈길을 짖이겨 정상에 도착하니 봄 같으다. 천지사방 불어오는 바람을 한 줌이라도 막아줄 나무 없으니 천제단 넓은 정상은 부지런한 머슴 마당처럼 깨끗하다. 바람 따라 날카롭게 자란 주목과 구름 알갱이 겹겹이 두른 상고대를 뒤로 하고 내려가는 길이 오르는 것 보다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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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6. 23:28